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소모임 연합전시
:팩토리얼
무슨 콘텐츠를 넣으면 좋을까?

라고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그냥 지금 생각나는 말들을 적어넣기로 했다. 사실, 이 책 자체가 작업물들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는 책은 아니다. 그저 뭔가를 했다는 티만 나면 되는 책이기 때문에, 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을 사람은 아마 열 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(그래야만 한다). 만약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있다면 내게 따로 연락을 해 주면 좋겠다. 막상 연락해도 줄 건 딱히 없다. 그냥 내가 이 글을 읽은 사람은 본다면 즐겁지 않을까?

아무튼 이 글을 쓰는 지금은 3월 12일 일요일 오전 12시 53분이다. 시소전까지 9일 정도가 남았다. 반면 내 진행상황은 눈 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. 지난 전시에서 뭐가 됐든 며칠 고생하면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후 사실 조금 게을러졌는데 개강과 이 게으름이 맞물려 이 사단이 난 것 같다. 당장 에프터 이펙트에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더블클릭으로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것 밖에는 없는데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느낌이다.

어느 정도 적어 넣으니, 이제 미디어 쿼리라고 불리는 노가다를 준비해야 할 차례다. 그냥 눈 딱 감고 미디어 쿼리는 커녕 호스트가 오류난 척 하고 아무것도 안 만들 수 있지만 웹은 얼마간 텀을 두고 있으면 바로 까먹어 버리기 때문에 이 기억세포들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만 한다. 그런데 미디어 쿼리를 배울 때쯤 집가고 싶은 마음에 흘려들었는데 과연 제대로 구현이 가능할지나 모르겠다.

아, 오른쪽—어쩌면 맨 밑—에 있는 사진은 존경하는 이재용 교수님의 작업실에서 찍어온 사진이다. 이게 무슨 프린팅 기법이더라, 검정이니까 반다이크 브라운은 아닌데. 아무튼 감광기 테스트 겸으로 사용하신 것 같다. 내가 시아노 타입이나 반다이크 브라운 할 때는 형편없는 결과물만 나와서 재미없는 프린팅 기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, 이 프린팅 기법이 잘 쓰인 예시를 최근에 하도 많이 보니 그냥 나만 잘 못 쓴건가 싶기도 하다.
22 23